대구 미분양 물량, 두 달 연속 감소…악성 미분양은 소폭 증가

대구의 미분양 주택 물량이 두 달 연속 줄어들며 2년 1개월 만에 8천 가구대로 감소했다. 그러나 준공 후 미분양으로 불리는 '악성 미분양' 물량은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 해소 과정에서 특정 단지에 편중된 현상이 두드러져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미분양 공동주택은 8,864가구로, 전월의 9,410가구에서 546가구가 줄었다. 이는 8월에도 660가구가 감소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결과로, 2022년 8월 이후 처음으로 8천 가구대로 떨어졌다.

대구의 미분양 물량은 2022년 9월 이후 17개월간 1만 가구를 넘었으나, 올해 2월에는 9,927가구로 줄어들었다. 이후 7월에는 다시 1만 가구를 넘어섰지만, 8월 9,410가구, 9월 8,864가구로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의 미분양 물량은 전국에서 경기(9,521가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9월, 남구와 북구에서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이 소진됐다. 구별 미분양 소진량을 살펴보면, 남구에서 212가구가 감소하며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고, 북구(153가구), 수성구(65가구), 동구(55가구), 달서구(35가구), 중구(26가구) 순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남구의 '대명 자이 그랜드시티'와 북구의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시티'가 높은 계약 비중을 기록했다. 대명 자이 그랜드시티는 2022년 분양 실패 이후 지난 7월 견본주택을 재오픈하고, 2년 전 가격에 계약금 부담을 완화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여 분양률이 급증했다. 이 단지의 관계자는 "7월 이후 현재까지 1천 가구 가까이 판매되었으며, 일반 분양률이 85%에 이른다"고 전했다.

반면, 9월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은 1,699가구로, 전월의 1,640가구에 비해 59가구가 증가했다. 국토교통부의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주택 매매 거래량 또한 2,218건으로 전월 대비 7.5% 감소했다.

송원배 대구경북부동산분석학회 이사는 "미분양 해소는 특정 단지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전에 남구, 중구, 북구의 미분양 물량은 변화가 없었으나, 대명 자이 센트럴시티의 영향으로 남구의 미분양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주택 소비자들이 분양가와 계약 조건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앞으로 얼마나 미분양이 소진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